2026년 8월 26일 ZDNet코리아 보도로 확인된 내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엔비디아향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에서 8단 제품 비중을 늘린다. 두 회사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계열에 HBM4 12단을 공급해 왔다.
메모리 업계에서 단수는 오랫동안 곧 기술력이었다. 그래서 이 소식은 처음 들으면 뒷걸음질처럼 들린다. 실제로는 다르다.
왜 단수를 낮추나
이유는 세 겹이다.
1. 발열
HBM4는 이전 세대 대비 I/O 핀이 2048개로 두 배가 됐다. 대역폭을 끌어올린 대가로 전력과 발열이 함께 올라간다. 이게 칩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AI 가속기 한 장에는 HBM이 여러 개 붙고, 서버 한 대에는 가속기가 여러 장 들어가고, 랙 하나에는 서버가 여러 대 들어간다. 칩 단위의 발열 증가가 랙 단위에서 곱해진다. 업계 관계자가 “발열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한 배경이다.
2. 수율
D램 코어 자체의 수율은 비교적 빠르게 올라간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적층과 패키징 단계에서 12단은 8단보다 훨씬 많이 깎인다. 12장을 쌓아 올리는 도중 한 장이 틀어지면 그 아래 열한 장이 같이 죽는다.
수율이 낮다는 건 단가가 비싸다는 뜻만이 아니다. 약속한 물량을 제때 못 준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가속기 출하량 자체가 병목인 국면에서는 이쪽이 더 아프다.
3. 선택지 확보
엔비디아는 메모리 옵션을 여러 개 쥐고 있으려 한다. 한 종류에 몰아넣으면 그 라인이 흔들릴 때 전체 일정이 멈춘다. 8단과 12단을 병행하면 조합의 자유도가 생긴다.
이 소식을 엔비디아 실적과 붙여 읽어야 하는 이유
같은 날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있었다. 여기서 콜레트 크레스 CFO는 매출총이익률이 3분기 74%, 4분기 71~72%까지 내려간다고 밝혔고, 이유로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값 상승을 들었다.
그가 덧붙인 문장이 이번 사안의 성격을 정확히 요약한다.
오늘날의 메모리 공급 부족은 상당 부분 AI 인프라 구축 자체가 초래한 것이다.
두 소식을 겹치면 이렇게 된다.
| 관점 | 읽히는 내용 |
|---|---|
| 엔비디아 | 메모리값이 원가를 밀어 올린다. 이익률을 몇 분기 내준다 |
| 메모리 3사 |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 쪽으로 넘어온 국면이다 |
| 공급망 전체 | 물량이 병목이다. 단수보다 안정적으로 뽑히는 쪽이 이긴다 |
한국경제는 엔비디아의 메모리 등 부품 구매약정이 2790억 달러로 석 달 새 134% 늘었다고 전했다. 미리 묶어두지 않으면 못 산다는 신호다.
HBM4E는 어디로 가나
다음 세대인 HBM4E 역시 8단이 주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루빈 울트라 계열에 어떤 메모리가 최종 채택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하나다. 단수 경쟁이 끝난 게 아니라 축이 하나 더 생겼다. 지금 판을 가르는 변수는 이렇게 정리된다.
- 같은 단수에서 얼마나 덜 뜨겁게 만드느냐
- 적층·패키징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뽑느냐
- 고객이 요구하는 조합을 얼마나 빨리 갈아 끼우느냐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고객사가 주력 제품을 바꿔 달라고 했을 때 라인을 몇 달 만에 돌릴 수 있는 회사와, 한 종류에 전부 걸어놓은 회사의 차이는 다음 세대에서 크게 벌어진다.
소비자 입장에서 남는 것
일반 사용자에게 HBM은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런데 영향은 온다.
- PC용 D램과 낸드 가격. 생산능력이 HBM 쪽으로 쏠리면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준다. 2026년 들어 체감된 메모리 가격 상승의 배경 중 하나다
- 완제품 가격. 노트북·스마트폰·그래픽카드 원가에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 클라우드 요금. GPU 인스턴스 단가는 결국 가속기 원가를 따라간다
지금 메모리를 넉넉히 쓰는 기기를 사려 한다면, 가격이 내려오길 기다리는 전략은 당분간 잘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공급 부족의 원인이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이기 때문이다.
정리
-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하반기 엔비디아향 HBM4에서 8단 비중을 늘린다. 엔비디아 요청으로 알려졌다
- 이유는 성능 후퇴가 아니라 발열(I/O 핀 2048개)과 12단 적층 수율이다
- 같은 날 엔비디아는 메모리값 때문에 이익률이 4분기 71~72%까지 내려간다고 밝혔다. 원가 압박이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 HBM4E도 8단이 주력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루빈 울트라의 최종 채택은 미정이다
- 일반 소비자에게는 D램·낸드 가격과 완제품 가격으로 돌아온다
자주 묻는 질문
8단과 12단은 성능 차이가 얼마나 나나요?
단수는 주로 용량을 결정합니다. 같은 세대라면 12단이 8단보다 용량이 1.5배 크고, 대역폭 자체는 인터페이스 규격이 정하므로 단수만으로 비례해서 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용량이 덜 필요한 구성에서는 8단이 발열과 수율 면에서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어느 쪽이 유리한가요?
이번 변화만으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습니다. 8단 전환은 두 회사 모두에 해당하는 요구이고, 승부는 요구된 물량을 언제까지 안정적으로 뽑아내느냐에서 갈립니다. 공개된 수율 수치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앞선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습니다.
HBM 때문에 일반 램 가격이 오르는 게 맞나요?
같은 생산 자원을 나눠 쓰기 때문에 영향이 있습니다. 다만 일반 D램 가격은 PC·모바일 수요, 재고 수준, 환율 등 여러 변수가 함께 작용하므로 HBM 하나로 전부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램이나 SSD를 사도 될까요?
당장 필요하다면 사는 편이 낫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공급 구조는 몇 개 분기 단위로 움직이는 사안이라 몇 주 기다린다고 가격이 내려올 성격이 아닙니다. 반대로 여유가 있다면 필요한 시점에 사는 원칙이 언제나처럼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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